2011/02/11 20:28

[대화명의 결실]타지에서 행복한 발렌타인데이 만들기 오늘의 일기

현재 나의 네이트온 대화명은

이 주소로 초콜릿을 보내면 한달뒤에 어머나?! 미쿡사탕이 두배로 돌아옵니다~ // MSC ###, CALTECH / Pasadena, CA 91126

로 이틀짼지 삼일짼지 고정중이다.

그냥, 대학까지 왔는데 고등학교에 이어서 계속
타지에서 발렌타인데이가 지나가는게 서러워서
반쯤 웃자고 쓴 대화명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반응해주었다.

첫번째 타자는
우리 크사07의 일등게이 라일레이군.
미국 초콜릿도 먹고싶다고 했지만 택배를 두번 보내는건 정말 무의미한 지출이라 각하.
"사탕 다시 보내줄때 포장을 잘생긴 남자애한테 부탁할까 예쁜 누나한테 부탁할까?" 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물어봤는데
"으...모르겠어!!!"라고 갈등하는 모습이 훈훈했다.
남자가 보내는 초콜릿이라도 게이라면 애정이 담길...리가;;;
하지만 남자가 보내던 여자가 보내던 우정초코라는건 똑같으니
날 생각해주는 우정 감사히 받으면 되는거겠지?

두번째 타자는
예전에 네이버블로그를 한참 할때 서로이웃이었던 동생.
주로 그 아이가 쪽지로 물어볼때 아는 선에서 대답해주는 것밖에 못해줬는데
오빠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수제초콜릿을 보내줄 수도-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전혀 연이 없는 온라인상의 관계였는데도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니까 고맙고 또 뿌듯했다.

세번째 타자는
지금도 가끔 만나는 중학교 때 친구.
얘한텐 사실 내가 심심한 탓도 있고 해서
'미국 사탕 맛있겠지 맛있겠지?!'라고 먼저 말걸었는데
진짜 보내주겠다고 한다. 심심한데 할일이 생겼다면서.
고맙다... 발렌타인때 심심하다는건 그것 나름대로 슬프지만 ㅠㅠ
내 선물 포장해주면서 심심함을 잊길 바래;;;

네번째 타자는
역시 지금도 가끔 만나는 중학교 때 친구.
뜬금없이 쪽지를 보내서 왜냐고 물어봤더니
"초콜릿 아까 보냈다"
헉스........ㅋㅋㅋㅋㅋㅋㅋ
쪽지 받고 장난인줄 알고 대충 대답했다가
조금 있다가 진짜냐고 물어봤더니 진짜란다.
그제서야 사무치는 고마움.
정말정말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물론 발렌타인데이라고 초콜릿을 받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지만

저런 대화명을 걸어놓을 때 마음속에 있었던 더 큰 생각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는 한국이 그립다는 거였다.

특히 이런 특별한 날엔, 물론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한국에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쓸쓸해진다.

내 곁에 A라는 사람들이 있다고 B라는 사람들이 잊혀지진 않으니까.

친구들이란 그렇게 쉽게 잊혀지면 안되는 거라고도 생각하고.

그래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반응들이 와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고마웠다.

나중에 두배로 사탕 포장해서 그것보다 더 비싼 택배비 낼 땐

'으이구 멍청이 항상 이상한 일 벌이고 처리하느라 바쁘지'

라는 생각도 조금 들겠지만 그래도

내가 받으면서 주는건 결국엔 기쁜 거니까, 행복하다.


정작 발렌타인데이땐 열심히 택배들이 바다를 건너는 중이겠지만

그래도 내게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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